그만 아프기로 했다 | |||||
이병언 | 2019-05-28 17:56:00 | 1267 | |||
김영아 지음 | 라이스메이커 | ||||
참으로 행복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부모의 직업과 재산에 따라 태어날 때부터 계급이 결정되고, 자라는 내내 경쟁과 효율을 강요받으며, 취업과 내 집 마련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사회. 그토록 열심히 살아도 사랑과 결혼을, 인간관계를, 심지어 꿈과 희망까지 포기해야 하는 사회. 좌절은 익숙한 말이 되었고, 그로 인해 생겨난 분노가 자욱한 안개처럼 곳곳에 깔려 있다. 의지와 열정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 것이라는 패배감은 무기력을 불러온다. 그 안에서 우리는 자주 상처 받는다. 사람들은 마음의 상처에 취약하다. 왜 아픈지 모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른다. 때로는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는 치유심리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펴낸 ‘마음 처방전’이다. 저자인 김영아 교수는 매일 ‘상처받은 사람’을 만난다.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의 상처는 누구나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다. 사실은 저자 또한 누구보다 깊은 절망에 빠져 방황했던 사람이다. 어린 시절 겪은 큰 사고와 온전치 못한 몸으로 인해 학창시절에는 열등감에 시달렸고, 성인이 되어서도 평범한 삶은 멀기만 했다. 그녀의 인생은 내내 고되었다.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 저자는, 이제 자신과 같이 고통 속에서 사는 사람을 돕는 상담사이자 강연가, 교육자로 지내고 있다. 저자는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의 삶과 이론에서 고통을 극복하는 힘을 얻었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조건에서든 우리의 삶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 사람은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의미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과 성취를 통해 행복이 온다는 점. 이 세 가지가 빅터 프랭클이 주창한 로고테라피, 즉 ‘의미 치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남의 시선이나 감정에는 온 감각을 곤두세우며 살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상처는 깊어지고 어느덧 삶의 주인인 ‘나’는 사라진다. 이제는 그만 아파야 한다. 힘들고 성난 나를 다독이고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나로 살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