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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언 | 2018-09-14 16:31:00 | ||
가을의 문턱에서 날아든 반갑고 기쁜 소식 | |||
가을의 문턱으로 막 들어서던 바로 며칠 전이었다., 하루 업무가 거의 마무리되어가던 즈음에 한 여인이 사무실 문을 노크하고서 조심스럽게 들어섰다. 그런데 여인은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금방 말하지 못하고서 만면에는 미소와 함께 쭈뼛쭈뼛 거렸다.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직원들의 시선이 의식되자 여인은 비로소 입을 열었는데 첫마디가 [그 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라는 의외의 일성이었다. 그리고는 손에 들고 있던 음료수 박스를 수줍게 내려놓고서는 자초지정을 차근차근 설명하는데 놀라웠다. 여인은 취업준비를 위하여 수개월 동안 2층 여자열람실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었단다. 그런데 지난번 지방공무원 시험에 응시하여 당당히 합격의 영광을 맛보았는데 임지로 떠나기 전 감사 인사차 들렀다는 이야기였다. 그제야 직원들은 여인에게 일제히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오로지 공부에만 전념하느라고 그동안 스쳐 지나쳤음에도 제대로 인사를 드리지 못한 것을 미안해하면서 여인은 앞으로 공복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많은 지도편달 바란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감동이었다. 도서관 직원들은 순번제로 당직을 서는데 밤 10시가 되어야만 문을 닫는다. 그 때까지 사무실을 지키고 각 열람실을 관리하다가 퇴근을 하는데 집에 가서 씻고 또 뒤치다꺼리하다보면 거의 밤 12시가 되어야 잠자리에 들 수가 있다. 그러니까 밤 10시까지는 열람실에 단 한 사람이라도 남아있으면 퇴근하지 않는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에만 매진하던 여인의 합격소식은 신선한 청량제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당직에 임할 때마다 때로는 피곤하고 스트레스가 쌓일 때도 있었는데 그동안 누적되었던 피로감이 한꺼번에 다 달아나는 느낌이었고 참으로 보람된 순간이었다. 사실상 지금까지 취업 준비로 공부했던 이용자들 중에서 합격자나 취업자가 어디 이 여인 뿐이겠는가! 알음알음으로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더 많은 분들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한다. 그러나 좋은 결과를 안고서 인사 차 들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고 인사 차 들리라는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우리 직원들은 군립도서관을 이용하는 분들에게 좋은 소식이 들릴 때는 내 일처럼 기뻐하고 또 그렇지 못할 때는 속상해 하면서 안타까워 한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아무튼 우리 직원들은 군립도서관을 이용하는 모든 분들이 이 여인처럼 자신이 바라는 꿈과 목적을 달성하기를 다시 한번 응원하고 기도를 드린다. 이제는 도서관 2층 열람실에는 거의 합격을 보장하는 명당자리가 굳혀지고 있으니 다음 차례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 아니던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