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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삼 2016-06-21 07:53:00
접대부감금윤간, 염전노예, 선생님강간, 친구딸강간 이지역은 범죄보다 인식 자체가 쓰레기다
지난 5월 22일 오후 11시부터 23일 오전 2시 사이. 전남 신안군의 한 섬에 있는 초등학교 관사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관련 내용은 한동안 파묻혀 있다가 지난 6월 3일 경찰의 관련 수사 내용이 목포MBC 등 지역 언론사의 보도를 타면서 전국에 알려지게 됐다.
사건이 전국적으로 보도된 것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그 후폭풍은 시간이 갈수록 더 거세지고 있다.
처음 언론 보도가 나왔을 때는 전남의 외딴 섬에서 일어난 ‘엽기적인 성범죄’ 정도로 여겨졌지만, 피해자의 신체에서 DNA를 검출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는 가해자들의 뻔뻔스러운 태도와 발언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전 국민을 분노케 했다.
지난 7일에는 가해자 가운데 한 사람이 2007년 대전에서 있었던 20세 여성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였음이 밝혀지고, 가해자가 또 다시 범행을 부인했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MBN과 채널A, YTN 등의 현지 주민 인터뷰 내용이 지난 6일과 7일 나오자 국민들의 분노는 범행이 일어난 섬뿐만 아니라 신안군 전체를 향하기 시작했다.
인구 4만 4,300여 명인 신안군의 군청 청사 조감도. 압해면에 있다. 웬만한 시청사 수준 이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화면캡쳐
네티즌들은 신안군과 관련된 엽기적인 기록이나 보도를 찾아내 주요 커뮤니티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일부다.
2015년 9월 15일 ‘뉴시스’는 “5년새 목포·여수해경 관할 해상서 변사체 818명”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 기록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現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국민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해경본부 변사자 발생상황’ 통계 가운데 일부라고 한다.
진선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밝힌 데 따르면, 연 평균 751명의 변사체가 바다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5년치 통계를 종합하면 목포 567명, 부산 534명, 통영 494명, 인천 397명, 여수 251명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0년 674명, 2011년 717명, 2012년 738명, 2013년 741명, 2014년 887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이며, 발견된 시신의 사망 원인 가운데 사고가 2,736명, 자살이 361명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전남 목포 앞바다와 여수 앞바다에서 5년 동안 발견된 변사체가 818명이나 된다는 점이었다. 이 점이 부각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에 ‘여교사 윤간 사건’이 일어난 섬뿐만 아니라 신안군 전체가 문제라는 여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011년 6월 24일 발생한 전남 신안군 S면 보건소에서 일하던 공중 보건의가 ‘자살’로 숨진 사건도 재조명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자살자의 PC에서 유서를 발견했다”면서 “유가족들이 유서 내용 공개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네티즌들은 2011년 5월 28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신안군 염전노예(원제: 만균 씨의 지워진 25년)’ 사건을 바깥세상에 알린 것이 ‘공중 보건의’였다는 점과 섬 마을에서 ‘공중 보건의’로 근무했던 사람들이 털어놓는 ‘비정상적인 섬 문화’에 대해서도 논하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는 8일 ‘국민일보’가 ‘페북지기 초이스’ 기사로 선정하면서 대중들의 눈에 띠었다.
‘염전노예’ 사건에 대한 논란도 다시 가열되고 있다. 2011년 5월 28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영된 뒤로도 별 다른 변화가 없었던 신안 S면에서 2014년 1월 28일 ‘노예 생활’을 했던 장애인 2명이 극적으로 섬을 탈출, 경찰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이후 경찰과 검찰의 수사 끝에 2014년 3월 11일, S면 염전 업주 26명이 기소됐고, ‘노예’ 생활을 하던 장애인 등 24명이 풀려났다. 한 달 뒤인 4월 15일 구속된 염전 업주는 신안군 의회 부의장까지 지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현역 지자체 의원이었다.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을 했지만 ‘사라진 노예들’은 찾지 못했다. 그 수가 얼마인지도 파악하지 못했다. 국민들은 그래도 사법부가 이들을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염전 업주 26명 가운데 구속된 사람은 4명에 불과했고, 이들마저도 2016년 4월 광주고법에서 재판을 받고 ‘집행유예’로 모두 풀려났다. 광주고법의 판결문을 본 언론들조차 냉정을 잃고 “말도 안 된다”며 비판했다. 2016년 4월 17일 ‘연합뉴스’를 비롯한 주요 언론의 보도 내용 가운데 일부다.
“…광주고법 형사 1부는 2014년 9월 장애인 근로자의 임금을 떼먹고 폭행하거나 감금한 혐의로 기소된 염전 업주 4명에게 징역형의 원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하거나 집행유예 원심을 그대로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수 염전에서 관행적으로 위법행위가 이뤄졌고 업주들이 반성하는 점, 피해자와 가족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 사유로 들었다.(하략)”
2015년 10월 광주지검 해남지청은 지적 장애인을 10년 동안 노예처럼 부렸던 염전업주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 5월 19일 오후 신안군의 다른 섬에서 실종된 남자 교사 사건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같은 섬에서 범죄를 폭로하려다 살해당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지만, 사실은 다른 섬에서 근무하던 교사로 밝혀졌다.
네티즌들은 이 남자 교사가 관사를 나간 뒤 갑자기 사라졌고, 경찰과 해경이 섬 주변을 대대적으로 수색했음에도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점을 의심하고 있다. ‘신안군 커넥션’에 희생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일부 네티즌은 1990년대 신안군 일대에서 일어난 엽기적인 범죄 사례들을 뉴스 라이브러리 등에서 찾아내 커뮤니티, 포털 게시판 등에 올리고 있다.
네티즌과 시민들이 이처럼 ‘신안군’과 관련된 부분을 속속들이 찾아내게 된 것은 ‘20대 여교사 윤간’ 사건 이후 지역 주민들이 방송과 한 익명 인터뷰 내용들 때문이다.
지난 6일 MBN은 사건이 일어난 섬 주민들과의 익명 인터뷰를 보도했다. 당시 상인과 주민들의 답변 가운데 일부다.
“뭐, 서울에서는 묻지마 해서 막 사람도 죽이고 토막 살인도 나고 그러는데, 젊은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는 것이지.”
“그러면 서울에도 안 가야 되겠네. 부산에서 토막살인 사건 나고 그러면 부산도 안가야 되겠고, 그렇게 생각하면….”
“아이고, 그건 작은 사건이에요. 이제 마무리 다 돼가요. 지역이 좁다 보니까 다 알죠. 그 사건”
지난 7일 채널A가 보도한 섬 주민과 상인들 인터뷰 내용은 시민들에게 더 큰 충격을 줬다.
“남자들이니까 아시잖아요. 혼자 사는 남자들이…. (나이가) 80이라도 그런 유혹 앞에서는 견딜 수가 없어.”
“이것이 계획적인 일이 아니라 좋은 일 하려다가 그렇게 된 것 아닙니까.”
“여자가 꼬리치면 안 넘어올 남자가 어디 있어. 어린 애도 아니고 그 시간까지 같이 있을 때는….”
주민이나 상인들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꼬리를 쳤다”는 상식 이하의 발언까지 했다. 여기다 SBS, YTN 등의 인터뷰에서 섬 주민과 상인들이 가해자에 대한 비판이나 부끄럽다는 반응 보다는 “관광지인 섬 이미지가 나빠져서 큰 일”이라는 답변만 내놓는 모습이 전국에 보도됐다.
이 같은 신안군 섬마을 주민과 상인들의 인터뷰가 나간 뒤 네티즌들은 ‘신안군’ 전체를 대상으로 문제점을 뒤지고 있는 것이다. 8일 신안군 이장단 협의회와 주민자치위원회가 사과문을 발표해도, 국민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신안이 '천사의 섬'이라고? 악마의 섬 아니냐"며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신안 섬마을 주민과 상인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2013년 8월 19일 국회 '국정원 국감 청문회'에 나와 "제게 (속아서) 김 씨 주소 알려준 당직자 잘못이지 내가 무슨 잘못이 있느냐"던 전직 국정원 요원을 떠올리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신안군의 재정 자립도와 예산, 수백억 원을 들여 지은 군청 청사, 盧정권 시절부터 시작된 ‘정부의 천일염 밀어주기’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고 있다.
신안군청 홈페이지를 보면, 현재 이 지역 인구는 4만 4,300여 명, 2만 2,100여 가구로 나온다. 2016년 예산은 4,125억 원이다. 1인당 931만 원이 넘는 금액이다. 신안군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얼마나 많기에 이런 엄청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까. 해답은 정부 교부금과 지원금에 있었다. 신안군청이 공개한 2016년 예산 자료를 봐도 전체 예산의 88.9%를 중앙 정부로부터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안군의 재정 자립도는 4.8%로 전국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4월 15일 ‘뉴시스’가 보도한 관련 통계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자료였다.
자체 수입이 거의 없다시피 한 신안군이 압해읍에 지은 군청 청사는 수도권이나 광역시의 웬만한 구청 청사를 능가하는 수준이어서 네티즌들의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盧정권이 2007년에 발표한 ‘S프로젝트’ 또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S프로젝트’란 2007년부터 2020년까지 22조 4,000억 원을 들여, 무안·목포·신안 일대를 산업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여기에는 무안 기업도시, 신안 해양레저 단지, 목포 신외항, 새만금 농공단지 계획이 포함돼 있었다.
현재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흑산도 공항’ 건설이나 신안군의 섬 사이를 잇는 다리를 건설하는 계획 등도 대부분 ‘S프로젝트’에 포함돼 있는 사업들이다.
박근혜 정부는 2017년 초부터 공사를 시작해 1,872억 원을 들여 길이 1.2km, 폭 30m 규모의 활주로를 포함한 소형 공항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2015년 8월 확정했다. 4개의 섬을 잇는 ‘새천년대교’ 또한 공사가 한창이다.
네티즌들이 아직 비난의 화살을 겨누지 않은 부분은 이 지역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치인과 ‘여성이라 당한 범죄’에 침묵하고 있는 여성단체와 ‘자칭 진보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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